::: 수은 강항선생 기념사업회 :::
 
작성일 : 09-11-28 15:40
육 아 일 기 중 일부내용 발췌(1986-1987)
 글쓴이 : 강의나라
 
어느 교육사업가의
          육 아  일 기
1986년 2월 27일 목요일 화창한 맑은 날씨가 봄을 재촉하다.
네가 태어났단다.
아침부터 하루 종일........마음이 안절부절 못 하고 ,
여느 전화벨소리에도 자꾸만 마음이 설레고 그랬다.
이상하게 전화벨은 울렸다가 끊어지고 받으면 또 끊어지기가 수 차례였었지. 낮하고도 15시가 훨씬 지난 무렵 광주 이모가 축하전화로 첫 태어남을 알려줬다. 허둥지둥, 허둥지둥..... 겨우 18시쯤 서울행 고속버스를 탈수 있었다. 자정이 넘어서야 역삼동에 있는 차 병원에 도착했다. 너는 신생아 실에 있었고 네 엄마는 병원 모퉁이 방에 외할머니와 함께 있었고 너는 신생아 실에 있어 늦은 시간으로 인해 만날 수 없었다.


2월 28일 금요일 추위는 별로 없는 맑은 날씨.
역삼동 네 셋째 이모가 오셨다.
네가 태어나기 전부터 가장 가까이 살고 하여 이 곳에 몇 번이고 찾아왔지만 네 아빠가 왔다고 해 부부가 운영하는 약국에 가기 전에 오셨다. 별로 면목이 없고 사업하는 게 신통치 않아 대충 해장국으로 아침 끼니를 떼고 왔더니만 역삼동 집을 근거리에 두고 그랬노라고 서운하다 라며 눈물바람을 하신다.
아침시간이 훨씬 지나11시쯤에서야 간호사로부터 김 정희 씨 아이를 찾아 신생아 실에서 첫 대면을 했다.
아이쿠!!
남들은 보통 갓 나은 아이가 예쁘다, 귀엽다. 잘생겼다하는데 솔직히 어떤 걸로 그렇게 말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아마 그냥 형식적인 인사치레라는 것을 네가 태어나 그런 인사말을  정확히 알았다.
아니면 경사스런 날에 어떻게 사실 그대로를 말하겠느냐는 게 진솔한 표현들일 게다. 넌 눈을 지긋이 감고 있었고 수많은 아이들 중에 정말이지 너는 네가 아닌 것 같았고 부모 그 누구도 닮은 곳이 전혀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네가 태어나 정확히 24시간 후 또 한번의 만남이 있었다. 시간은 그냥 흐르는 게 아니고 네가 조금 조금씩 뚜렷하게 변해 가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또랑또랑한 모습이 발견되며 네 고추를 처음으로 확인하였다.^^



3월 1일 토요일 연 사흘째 화창한 날씨가 연속되다.
3. 1운동!!
국경일로 휴일이지만
광주에 다시 도착하여 영재 교육사업에 관심이 많은 의욕으로만 나날을 보낸다.
정철 영어가(회사명: 문화 어 연 ) 이 땅을 일상생활영어로 직장, 성인들에게 획기적인 변화를 주고 대히트를 치고 있었으며 또, 중학생들에게는 듣기평가교재인 중학영어로 온통 뒤흔들고 떠들썩하더니만 부도로 인해 직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무렵이 (주)영재수학연구회의 학습지 회사의 초, 중, 고 교생 교재가 새로 신판이 되어  영재 교육사업의 접목 단계였다.
아무튼
네 엄마가 대신 전하는 말을 빌면 오후에 너랑 함께 퇴원을 못 했다는 게다. 황달이 심해 너는 병원에서 치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 마음이란 게 이런 거구나 처음 느끼고 오장육부가 아프다는 표현을 비로소 이해한다. 수간호사(이때 무렵은 실질적으로는 간호원이라 표현함)에게 만원지폐를 쥐어 주고 나왔나 보더라. 작은 외삼촌 내외가 은평구 신사동으로 저녁시간 무렵 너를 보기 위해 왔노라고 들었다.


3월 4일 화요일 맑은 봄 날씨
나흘 간이나 별도로 병원에 있다가 퇴원하였다.
수간호사와 병원 측에서는 한사코 2-3일 입원을 시켜야 한다고 하였으나 역삼동이모와 네 외할머니가 우겨서 너를 데리고 은평구 신사동으로 왔다. 너는 3일 여 사이에 더 또렸 해 진 모습이었다 한다.
외가에서는 안방을 깨끗이 정리하고 연탄보일러에 연탄을 수 십장 집어넣어 실내온도를 더 올리고 습도를 조정하기 위해 천 기저귀를 방안에 널고, 외할아버지께서는 작은방으로 아예 방을 옮기시고 하셨단다. 너의 울음소리까지 귀여움으로 외가에서 독차지하고......


3월 6일 목요일 여전히 좋은 봄 날씨
아침 일찍 모든 일을 뒤로하고
출생신고를 하러 간다.
한글이름이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서구청직원들도 신기하리 만큼 관심이 많다.
“강 한 빛”이라고 자신 있게 실으니 모두 토끼 눈들이다.
그리고 민원창구에 있는 직원들이 하나같이 이름이 좋다 라며 누가 지었냐며
호기심으로 더 가득하다.


3월 15일 토요일 맑은 봄 날씨
(주말인데 이동하는 사람들 중에 젊은층들은 모두 주말부부로만 보인다.)
15시쯤 서울행 고속버스를 탔다.
한참 저녁을 맞이한 시각에야 은평구 신사동에 도착하여 너를 봤는데 정말 놀랍다. 신생아의 성장점, 성장속도는 굉장한 것이다.
사실 네가 태어나기 수 일전부터 작명으로 네 엄마랑 의논하여 ‘강 한 빛 ’으로 결정하였는데 몇 몇 사람들의 여러 말들로 다른 이름들이 다음과 같이 많았다.
강 한 나무, 하니, 영웅, 하소서, 철규......
정말 고심했다.
특히 진월동 네 할아버지께서는 네 이름을 작명소에 가서 이름을 “철규”로 지어오셨는데 한글이름에 서운해 저녁 내내 그러셨다고 네 할머니께서 나중에 그 말씀을 하신다.


3월 22일 토요일 약간 흐림
큰외삼촌 식구, 작은 외삼촌 식구, 셋째이모 식구......
여기에
네 엄마 직장동료 선생님(은평구 연가 초교)들의 방문으로 더 소란스러워 졌다.
손님들은 각양각색으로 네가 좋아할 아기 곰, 모빌, 앨범, 신생아 옷, 갖은 장난감 등등을 정성스레 사들고 오셨다.
모두 네가 이 곳 서울외가를 떠나 광주로 내려간다고 한번보곤 또 한번 더 쳐다보는 찾아오는 사람들에게서 서운함이랄까 그런 게 많은가보다.


3월 23일 일요일 다시 맑은 봄 날씨
서울역 발!!
오전 11시 새마을호 1호(금연 실)객차에 너의 조마조마한 마음의 첫나들이 길이다.
네 엄마와 외할머니께서 얼리고 달래며 오는데 우유만 먹으면 꾸-욱하고 토하고 하여 힘들었지만 무사히 광주 역에 도착한다. 우유가 모유보다 못 해 그럴까 하고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포니 픽업 차로 마중 나온 2인 승 차량에 거구(?)의 외할머니, 네 엄마를 태우고 교통 순경 눈을 피해 송하동 아파트에 도착한다.
(이 아파트는 네 할아버지께서 결혼선물로 마련해 주신 건데 공기가 맑고 조용한 광주대학교 뒤편에 위치하며 5층 중에 3층 아파트로 33평형이며 방이 3개 거실과 욕실이 있고 자연과 더불어 있는 곳으로 광주시에서는 변두리에 속하지만 영유아기의 너에게는 꼭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송하동아파트에는 할머니와 네 둘째 고모가 너를 처음으로 보기 위해 와 계신다. 저녁에는 유일하게 광주에 사시고 계시는 네 작은 외할아버지 댁에서 아기침대를 가져왔고 둘째 이모내외가 오셨다.
모두 또렷또렷한 네 생김생김에 칭찬이 가득하다.

3월 29일 토요일 맑음
점심을 준비하며 우유를 먹이고 너를 목욕시킨 다음 나들이 준비를 하구서 소아과를 향해 출발해 간다.
네 엄마는 깨끗하며 유명한 병원을 알아보지 않음을 책망하듯 내내 투덜대고 그러다가 월산동에 있는 이 덕웅 소아과로 들어갔다. 간염 2차 접종 겸 네 건강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서인데 네 엄마의 호들갑은 지나치다.
체중계의 눈금은 바구니에서 6kg을 넘실거렸다.
예방주사의 예리한 바늘은 너를 잠깐 울렸지만 너를 겁에 떨게 하거나 마구 화나게 하지는 못했다.
간단한 나들이와 햇볕으로 신선한 산소량 공급이 충분하였으리라 싶었다.


4월 6일 일요일 아주 맑다.
예행연습!!
네 엄마가 산후휴가 (60일)가 끝나기 때문에 너를 진월동 네 할머니 댁에  맡겨 놓는 예행연습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네 할머니(59세)께서 거동하시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으셔서 한숨 놓을 수 있다.
네 할아버지(60세)께서는 잠을 설쳐도 아무런 불평조차 없으시고 오히려 너를 곱게곱게 어루만져 주시고 감동을 주 듯 마냥 안아주신다. 우유 량은 점점 많아져 3시간 간격으로 120-140ml정도를 마신다. 자주 칭얼대면 60ml정도를 더하시어 자주 먹여 주시고......
배고파야 지능지수가 더 뛰어난 거라며 우기는데 네 할머니께서는 그래도 충분한 수유량이 있어야 아이가 보채지 않고 무럭무럭 건강히 크는 거라 말씀하신다.
하기야 당신이 7남매를 아무 이상 없이 키우신 분인데 현대사회에서 풍족한 영유아용품이 있는 가운데에 이 정도 아이야 무슨 문제랴!!
애비의 기우이리라.

4월 11일 금요일 맑고 맑은 4월의 하루
네 고종사촌 형기생일 잔치 초대
화정동 네 둘째 고모 집으로 네 할아버지, 할머니 모시고 네 엄마랑 도착한다.
너는 신기하리만큼 가족들의 식사시간에는 칭얼대지도 않고 퍽 얌전히 잘 적응하고 잘 놀고 있었다.
형기와 미영이 누나는 귀엽고 재치 있게 노래를 부르고 말솜씨가 뛰어났다. 정작 생일 케익을 사온 막둥이 삼촌(작은 아빠 결혼 전)은 회사(아시아자동차근무) 일로 참석 못 하였지만 가족들은 즐겁고 유쾌하게 가족행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또, 고모는 형기 생일에 맞춘 듯 너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들을 듬뿍 준다.
속내의, 양말, 수유 놀이 장난감 등등......
귀가 길에 덜컹거리는 중고차량의 흔들림에도 신기하리만큼 조용히 있다가도 네 몸에 전해오는 불편함은 곧바로 전달하듯 칭얼거리고 기저귀가 조금만 축축해도 못 참는걸 보면 넌 성질이 급한 편이고 아주 예민한 거 같다.

4월 13일 일요일 맑음
어제부터 조금 토하는 것 같더니만 심해져 칭얼대는 횟수가 많아지고 네 할머니 모습에서는 힘든 기색이 역력하고 요 며칠사이에 얼굴이 부석부석해지셨다.
농촌 진흥원 (현 상록 회관)의 벚꽂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고 매스컴에서까지 방송되길 레 네 할머니랑 널 데리고  벚꽃구경이나 갈까하는 기대를 뭉개(?)버리고 만다. 아프지 말고 칭얼대지 말고 옛 선인들의 말씀처럼 먹고 자고 놀다 먹고 또 먹고 자고 그러면서 어서 빨리 엄마, 아빠 알아보고 빙긋 웃었으면 하는 조그마한 바램이 크다.


4월 14일 월요일 흐리다가 비가 오시다.
참으로 아빠라는 작자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종일 몇 번이고 널 쳐다보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봐 줘야 할 진데 저녁 늦은 시간에 겨우 널 볼 수 있다. 20시 무렵에 너는 홀로 무슨 생각에 그러는지 몰라도 모빌을 쳐다보다가 아빠를 쳐다보다가 손으로 잼잼거리다가 그 것도 싫었는지 울기 시작한다. 아하!! 그렇다. 기저귀를 만져보니 어느새 시원하게 소변을 봤는지 축축해져 있고 그 것 때문에 운 것이다. 기저귀를 갈아주니 금새 얼굴이 밝아진다. 이런 천사의 모습이 어디 있으랴!!
해맑고 또렷한 아이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너는 진정 아기 천사였다”

4월 20일 일요일 맑은 4월이여!!
동네어귀에서 휴일을 맞아 술 한잔 마시는 편안함과 방구석에서 빈둥거리는 것도 어쩌면 셀러리맨이든 자영업자이든 젊은 날의 즐거움 중 하나일 게야.
오늘이 네가 태어난 지 53일째!!
이젠 소리가 트이며 눈이 트여 확실하게 눈을 마주치며 웃는다. 빙긋 웃다가 금새 변하여 칭얼댄다. 한번 칭얼대면 5-6분씩 확실하게 끝내 준다. 그리하여 네 할머니고생이 말이 아니시다. 울다가 웃고 칭얼대고 낑낑대고.......그래야 지만 하루가 가는 것이다.

4월 24일 목요일 맑은 날씨
동명동에 사시는 네 고모할머니께서 널 보러 오시다.
한번 말씀하시면 잔 말씀(?)까지 많으신 그러면서도 한없이 자상하시고 네 할아버지의 누님으로 직설적인 화법이 늘 문제이시다.
너를 보더니 무슨 말씀을 마구 하고 싶어하시는데도 참으시면 서도 널 위해서 그 즐기시는 담배를 다 조심하신다.
미역하고 분유를 사 가지고 오셨는데 네 할머니께서는 꿈보다 해몽 식으로 네 밥하고 건강 자체를 사 가지고 오셨다 라며 자랑을 하신다.
한번 오시면 적어도 2-3일정도 계시는 어른이니 며칠 간 네 귀가 좀 시끄러울 게다.^^

4월 25일 금요일 비가 올 것 같은 흐린 날씨로다.
봄 가뭄이다. 요즘 들어 계속 화창한 봄 날씨의 연속으로 대지가 메마르고 건조한 나날이었다.
네 엄마가 기어코 유명(?) 소아과를 알아왔는데 대인동에 있는 조 경 래 소아과란다. 아침 일찍 조 소아과에 가 소아마비, DPT접종을 하였다. 몇몇 사람들이 자기아이와 견주어 보며 우량아다움에 부러워하는 눈치다. 몸무게 7KG 신장62CM 체온 양호, 예방주사 접종 시에는 소독 솜이 피부에 닿자마자 울음부터 터뜨린다. 병원 오는 중에 잠에 취해 있다가 깨어나 더 심하게 그런 거 같았다. 진월동으로 다시 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너는 너무 조용할 정도로 편안했다. 불편함과 편안함을 확실하게 구분 지으며 온몸으로 느끼나보다.

4월 27일 일요일 흐리고 비
네 둘째 고모가 형기, 미영이를 데리고 오다. 미영이는 네 침대를 보고는 너를 거기에 재워 보라는 둥 형기에게 침대에 올라가 보라는 둥 괜한 성화를 부리다가 네발바닥을 쿡쿡 누르며 지압을 한다. 아마 갓난아이에 대한 일종의 호기심이리라. 어제 찍은 사진21장이 속성사진으로 벌써 나왔다.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할머니, 그리고 네 모습까지 담긴 사진이다. 요리조리 몇 번이고 쳐다봐도 귀엽고 재롱이 가득한 모습의 사진들뿐이다.
내일이면 네 엄마가 장장 60일 출산휴가를 끝내고 서울로 다시 간다.
네 엄마랑 험하기로 유명한 마의 도로를 따라 지리산휴게소까지 갔다가 봄 구경하고 내려 왔다. 봄은 정말 성큼 성큼 우리 주변으로 많이도 와 있었다. 네 엄마는 농성동 이모에게 안부 전화하여 서울소식도 알고 전화로 작별인사도 한다. 네 엄마는 여간 서운한 게 아닌 거 같다. 웃어도 반 웃음 짓는다.

4월 29일 화요일 맑음
서울대학생2명이 분신자살을 기도하여 중화상!!
세상 꼴이 어두워도 보통 어두운 게 아니고 교수들마다 시국선언이요, 종교계, 언론계 등등
심지어 대학원생들도 시국선언을 한다.
김 대중선생의 바람!!
함 석헌 옹의 백발 성성한 모습들이 연일 신문지면을 가득 차지한다.
영재수학연구회장의 선물!!
김 천영(속명; 김 영재)회장의 SIGN(훗날 두리두리 한글, 수학 창시자)
“한빛이의 출생을 축하한다”
선물로 DOT카드와 도트 책자에 적은 글이다.
영재교육사업을 시작하였지만 아직도 허우적거리며 불경기, 불황에 찌든 사회에서 무척 힘들게 살고 있다.
간절히 바라는 건 네 복이 있으면 뭔가 시원한 바람과 행복한 결실이 있겠지 하는 것이다.

4월 30일 수요일 맑음
DOT카드를 들고 너에게 처음으로 가르쳐 본다.
“한빛아!! 아빤 너와 마주 보고 있는 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고 산수를 너와 즐겁게 공부한다는 게 그렇게 즐겁단다. 자-- 이건 하나, 둘,..... 그래서 하나와 둘을 더하면 이 카드처럼 셋이 된단다. 알겠니? 자-- 다시 한번 봐라. 하나, 둘, 셋.....열이라고 한단다.”드디어 너는 으앙...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응--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내일 또 너와 즐겁게 하기로 하자.”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속없이 보이고 다 큰 게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시는지 쿡쿡 거리시며 웃으시고 마신다.
영재교육사업을 하며 이 분야에 빠지든 미치겠다 라고 작심하여 생각한 입장에서 그 분들이 뭐라 하시든 계속하기로 작심한다.
한술에 배부르랴!!
영재교육사업을 시작한 이상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것뿐이다.

5월 1일 목요일 비가 오신다.
전 두 환이라는 놈!!!
참으로 웃기는 놈이다. 이젠 어느 정도 양보하겠다는 뜻으로 양당(신민, 민정당)이 국회에 건의하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할 수 있단다.
정국이 요 모양이다.
오늘은 할머니께서도 도트카드로 너와 함께 하셨단다. 자식놈이 하는  교육사업이 그러하다라고 생각하시어 간밤에 무슨 작정을 하시고 그러하시는 것이다. 참으로 자식된 입장에서 부끄러운 건 빨리 사업이 정상화되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너는 신기하리만큼 따라하는 듯 소리를 내며 옹알이를 했고 눈초리가 여느 때와 달리 반짝거렸다. 한번 그리고 두 번까지 반복훈련을 거듭했다.  스킨 쉽으로 네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칭찬하듯 안아서 보듬어 주었더니 몇 분도 안되어 어깨 위 하얀 와이셔츠에 왈칵 토해 낸다.
네 할머니께서 걱정 어린 말씀을 부치자면 요 며칠 새 이유식이든 우유든 먹으면 가끔 토해 낸단다. 엄마의 보호 없이 할머니 밑에서 크니 영재교육사업을 떠나서라도 하루도 빠짐없이 육아일기를 확실히 기록해줄려고 한다.

5월 2일 금요일 맑다.
사업한답시고 까먹고 까먹은 돈이 줄잡아 3개월 여만에 1,000만원이 넘어 간다.
술에 취해 진월동에 들어서다.
가족들이 많이 모였다.
도트카드를 시키려고 하는데 어제 저녁에 경기 비슷하게 깜짝 깜짝 놀랬다고 네 할머니께서 한사코 반대하신다.
너는 피곤한지 눈만 껌벅거리고 있고.....
어쩔 수 없이 덩그러니 앉아 있다가 아파트로 삶에 지쳐왔다.

5월 3일 토요일 맑음
연휴가 겹치는 주말이며 네 엄마가 오는 날이다.
이름하여 주말 부부!!
네 엄마는 도착하자마자 네 건강부터 묻는다.
네게 필요한 물건들을 꼼꼼히도 준비하였던걸 보면 오로지 네 생각으로만 가득했나보다. 네 외할머니께서는 제주도에서 네 백일잔치에 참석을 못 하실 거 같다며 미리 백일반지 한 돈쭝을 준비하셨단다.
도트카드를 가족들에게 소개하고 관심을 부탁하다. 영재교육이란 주체와 객체모두가 호응을 해줘야한다. 네가티브가 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정화 시켜줘야 하는 것이다. 미자 고모, 형기 네가 오다. 저녁 늦게는 너 태어나 처음으로 네 큰어머니가(이 무렵에는 광양에 거주 함.) 상돈 이랑 함께 왔다.

5월 4일 일요일 맑음
못 오신다던 네 외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급작스럽게 오신다하여 11시30분에 광주 중앙교회에서 2부 예배를 보고 광주 이모를 만나 네 엄마가 농성동 네 이모부 집으로 갔다. 용신이 생일로 네 외 작은 할아버지 식구들과 저녁식사를 한 댄다. 고집스럽게 번거로운 저녁식사를 반대하고 진월동 집에 오다. 너랑 도트카드를 3이하 숫자카드로 열심히 노력한다. 1,2,3... 1,3,2... 3,2,1... 그리고 또 반복.....
속상하는 게 생기다 보니 술 생각이 난다. 소주에다가 북어포를 찢어 먹으며 만족 해 하였다.
마음의 황량함이여, 소외감이여!!


5월 5일 월요일 흐리더니 비는 안 오고 맑다.
어린이 날!!
하지만 출근을 한다.
아침부터 신입직원 영재교육지도 교육으로 바쁘다.
뭔가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영재수학연구회의 수 지도는 아이들 교육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우뇌중심 교육이다.
퇴근해 보니 형기, 미영, 상돈이가 모여 시끌법석이다.
상돈이가 하는 말이 재미있다.
“고추가 내 것보다 더 크다”며 신기하게 바라보고 귀여운 모습에 빠져 제가 살고 있는 광양에 데리고 가고 싶단다. 넌 누구에게나 눈 마주치고 웃는데는 선수였다.
아이들과 어른 세계를 구별하듯 분별력이 높았으며 모인 가족들의 식사시간에도 미영이와 형기랑 아주 잘 놀았다. 방귀냄새가 제법 독해 진다며 네 할머니께서는 웃음 가득하신 투정이시다.
방귀와 트림....... 네 마음대로 잘먹으면 필수적으로 토해낸다. 그러다가 가끔 공기가 들어 가선지 한참을 딸꾹질을 해대면 안타까울 때가 더 많다.
도트카드로 5까지 확대해 봤다.
네 엄마랑 저녁 18시 30분 고속버스로 서울에 자정 넘어 도착한다.

5월 6일 화요일 맑음
영재수학연구회가 있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원정빌딩으로 출근한다.
본사직원들의 바쁜 모습에 희망을 갖는다.
그러나 보증금부분에 심히 유감이 많다.
인구수*80원*1/5의 산술!!
남 효현 국장(영재수학연구회에 입사를 하게된 결정적인 역할자)홍 실장(김회장 처남)하고 소주와 맥주를 얼마나 마셨는지 오늘도 자정이 넘어 신사동처가에 들어선다.
다행히도 만취한 나를 은평구 신사동까지 그네들이 데려다 줘 간신히 들어올 수 있었다.
이 세상이 일시적으로 싫어 부셔버리고, 던져버리고, 외제차를 꽝꽝 발로 차버리고 끝내는 여의도 파출소까지 쫒아 가 난리법석을 떨었다나?!

5월 7일 수요일 맑음
어느 정도 영재수학연구회 광주사무국을 개설하려는 조건 정리가 본사와 되는 듯 싶다. 하지만 돈이 문제다. 적어도 800만원은 있어야 한단다.
“돈보다 몸이다”싶어 몸과 정신력으로 버틴다.
자정이 거의 되어 가는 시각에 진월동네할아버지께 통사정해 봤더니 생각조차도 못 해 보신 표정으로 “돈을 투자해서 돈벌려고 하면 누군들 못 벌겠느냐?!”하신다.
그 말씀이 지당하신 말씀이다. 뭔가의 길이 분명코 있을 것만 같다. 기어코 찾아내 광주사무국을 운영하리라 다짐해 본다. 넌 잠을 즐기는데 아침까지 신기하게도 깨지 않고 보채지 않고 그랬다. 네 할머니의 세심한 보살핌의 덕택이리라!!

5월 8일 목요일 맑음
“낳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해마다 어버이날을 서운하게 해드리지 않았는데 올해는 무심히 넘어 가는 거 같아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런 걸 모르는 너는 오늘따라 유난히 방실 방실 웃고 건강이 넘쳐흐른다. 매일같이 부모님의 은혜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어버이날을 기점으로 굳게 결심해 본다.
나들이를 말씀드렸으나 자식놈의 처지를 아시는지 절대 반대하신다. 도트까지를 모처럼 다시하는데 네 할머니RP서 대신 시켰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방법이 아니라고 다 그르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며 꾸준함이 중요하리라 믿는다. 영재교육이란 꾸준함이요, 인내심에 대한 도전일 게다. 어떤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도트카드만큼은 출생부터 100일째에서 (30일부터) 100일간 하는 프로그램이니 끝까지 해주려고 한다.(조금 일찍 시키는 편이니 반복을 더 많이 해주리라.) 그래야 사업에도 자신감이 더 생기리라.

5월 9일 금요일 맑음
시간만 자꾸 하일 없이 지나간다.
날짜만 자꾸 덧없이 흘러간다.
몸을 움직일 때마다 돈이 드는 것처럼 돈에 포로가 되어 느껴지는 건 두려움뿐이다.
그래도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하며 움직인다. 아침, 낮을 얽매인 생활을 하듯 피곤하게 보내고 너를 보는 시간은 저녁퇴근 후 한나절뿐이다. 오늘은 녹음기에 명곡테이프를 틀어 줬다.
소리를 즐기는 건지 음악의 리듬을 알아듣는 건지 마냥 좋아한다. 그야말로 해맑은 천사의 모습이 따로 없다. 도트카드를 잠깐 시키고 우유 병을 들고 잠깐 먹이는데 120CC를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치운다. 어째서 가뜩이나 생각이 불편하기만 하다.

5월 11일 일요일 맑음
네 할머니께서는 끝없는 사랑을 7남매에게 주시는데 유별나게 네 아빠에게 각별하시다. 매우 좋아하는 별미국수를 (어렸을 때부터 네 할머니 칼국수솜씨는 동네가 다 알아줬다.)한사발을 마다 않고 다 먹어치웠다.
너는 오늘따라 더 건강해 보이고 씩씩해 보인다. 음악도 틀어주고 도트카드도 셈하여 주고, 스킨쉽, 안아주고, 사진 찍고, 흔들 침대에서 마침내 잠재워주다.
따르릉!!
세무서에 있는 동창녀석의 전화다.
고교시절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한 놈이었는데 자랑을 좀 하고 싶댄다.
나주 못 가 드들강 유원지에서 맥주 마시고 나와 송암 공단 쪽으로 그 놈을 따라갔더니 지 놈 땅덩어리 1,000여 평을 소개한다. 내 참 기분 더럽다.
지 놈 아파트에서 또 다시 냉장고 맥주 마시고 흔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지탱하고 진월동으로 들어선다.
너는 깨어 있었고 도트카드 셈하고 겨우 잠재우고는 할머니께 맡기고 송하동으로 향한다.

5월 12일 월요일 맑음
어제 저녁에 한바탕 작은 소동이 있었단다.
독일제 젖병(NUK社)을 꾸준히 써 오다가 너무 고루한 생각이 드셨는지 젖꼭지만 바꿔 국산유사제품 젖병으로 우유를 먹일려고 할머니께서 너를 안으셨단다. 그런데 네가 발버둥을 치며 기겁을 하듯 난리를 쳐 한참동안을 그 이유를 모르셨단다. 왜 그럴까하며 우유를 보시고 분유통 안을 다 확인해 보시고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울음이라 하시더라. 그래서 다시 기존의 젖꼭지를 사용해 우유를 입에 물리니 너는 그때서야 웃음과 미소를 머금고 우유를 아주 잘먹더라고 말씀하신다. 그만큼 예민할 때이고 사랑이 굶주리고 모든 것이 불확실하게 보이는 때이기에 아마 유아 교육자들 중에 한사람인 프로이트가 이 시기를 구강기라 정의하여 애착을 말했을까 싶었다.
오늘도 젖병을 옮겨 잡은 네 아빠를 응시하며 무척 편안한 모습으로 빙긋이 웃는다.

5월 13일 화요일 흐리더니 비가 오신다.
생각하지도 못한 네 엄마 편지를 받았다. 자나깨나 네 생각뿐인가 보다. 그때그때 모빌을 바꿔 주고, 자주 사진도 찍어 주고 , 아이가 울지 않도록 해달란다. 전화를 다시 걸어 마침 네가 깨어나 우는 울음소리를 짖궂게 들려주다.  네 할머니께서는 너와 둘이 마주 보고 있노라면 눈물부터 나온다고 아빠마음을 더 찢어 놓으신다.
도트카드를 1에서 10까지 수로 확대해 나간다. 아직 테스트를 해 볼 수 없어 궁금하기 그지없다. 넌 아직까지는 아는지 모르는지 어디까지인지 도통 모르겠다. 어쩌면 빈 독에 물 붓기 식이 된다.

5월 14일 수요일 맑음
네가 있는 방문을 열어 봤더니 신문지위에다가 변을 올망졸망 올려놨다.
퓨---!!
후덥지근한 5월의 날씨와 연탄보일러에서 올라온 후끈함과 네 냄새하고 범벅이 되어 가관이었다. 누구나 더러운 것은 더러운 것이다. 방을 나와 한참 후에야 너를 안을 수 있었다. 그런걸 보면 네 할머니의 자식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가이 없다.
이 어찌 사랑을 얘기할 수 있으랴!!
불현듯 할아버지께서는 시내외출에서 돌아오시어 도트카드를 드시고는 “이건 1이란다. 이건2....... 이건 10이란다”하신다.
자식이 영재교육을 한다고 하니 당신께서도 느낌이 있으셨나보다.

5월 15일 목요일 맑음
미자 고모가 왔다. 너를 돌봐줄 사람이 느는 건 네 할머니에 부담이 줄기 때문에 아주 반기는 일이다. 넌 손을 빨고 주먹을 빨고 난리가 났다. 할머니께서는 배가 고파 그러는 걸로 아시고 우유를 탔으나 너는 10CC도 먹지 않고 그대로 남긴다. 애착의 일종이리라 싶었다.
너의 귀여운 모습에 짝자꿍도 해 보고 손뼉을 치게도 해 본다. 도트카드를 시작한지 보름이 넘어 간다. 뭔가 들어가 있으리라.
적어도 테스트는 교과서적으로 말하자면 시작하여 60일 이전에는 하지 마라고 한다. 어른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 나가 시험받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5월 16일 금요일 맑음
 독재타도, 군사독재타도, 축출!!
드들강 유원지에서 투망을 했다. 던지고 또 던져도 피리와 붕어새끼뿐...!!
열 번이 훨씬 넘었을 때 커다란 팔뚝만한 매기 한 마리가 잡히다.
순간 대단한 흥분과 기쁨, 성취감에 사로잡히다.
본사 홍 경윤 실장과 몇 잔의 소주가 오가고 드들강 경치에 취하고 자연에 취해 있었다.
땅거미가 뉘엿뉘엿질 무렵에야 돌아오다.
오늘은 네 할머니께서 네가 하두 울고 보채서 당신 젖을 갔다댔는데 더 기세게 울며 발버퉁치더란다. 결국 업어 달랬고......
평소에 익숙한 젖병 NUK가 아니면 너는 아예 우유를 먹지 않는다고 하신다.

5월 17일 토요일 맑음
필립핀 민주화사진전이 가톨릭 회관2층에서 열리고 있었다. 쭈욱 돌아보고 개헌 서명대에 직원들과 함께 서명하고 상기된 얼굴로 돌아오다.
아무리 바뻐도 도트카드를 하기로 했고 아니면 꼭 네 할머니께 의도적으로 도트카드에 대해 묻는다.
서울에서 네 엄마가 오다. 영재수학연구회사업 건으로 의논을 하다가 난생처음 사주를 보기로 하다.
 꽤 유명하고 MBC-TV작가이기도 하다는 월산동 대창 주유소근처 김 열 사주 점성가!!
“당신은 火이 4개나되고 삼재수가 있으니 유의하시오!! 술, 커피, 차, 사이카, 오토바이, 인삼, 꿀, 녹용을 절대 피하시오”
허--!!
나 원 참!!!

5월 18일 일요일 흐리다.
광주의거 5.18!!!만남과 헤어짐.
진월동 옥상에 올라가 앞산과 주변의 사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다.
광주 중앙교회에 가다.
꾸벅꾸벅 졸음이 오다가 변 한규 담임목사의
“ 이 광주의 억울함을, 군부 정치, 독재의 원흉 광주시민 학살의 주범 전 두환이의 치밀한 계획, 사상계에 게재되었던 함 석헌 옹의 말씀, 수직계통의 정치 운운.......”
오늘따라 말씀이 시원시원했다.
네 엄마는 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고 훌쩍 떠나갔고 쓸쓸한 아파트를 들어섰다.

5월 19일 월요일 비 시원타!!
너는 참으로 많은 사람을 괴롭(?)힌다.
네 할머니께서는 모처럼 동서계모임에 영광 백수를 향해 놀러 가셨고 대신에 둘째 고모가 왔다.
조금만 배고프면 배가 고프다고 울고 금새 배불러오면 먹기 싫어 앙탈이다. 정신분석학적으로 어김없는 욕구불만이다. 잠들었다가도 금방 깨고 깨어서는 안아주든지 최소한 엎어 줘야지만 조용해진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질 않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을 보노라면 영락없는 쇠고집, 심술보, 꼬라지보, 울보, 먹보형이다.
모처럼 도트카드에 11-20까지 영역을 넓혀 설명해주고 음악을 틀어주다. 정말 신통한 느낌이 드는 건 영재교육 때문이리라!!

5월 20일 화요일 맑음
찢어죽일 놈!!! 전 두환!!!
미친 개같은 미국 놈들. 아까운 님이시여!! 후광 김 대중선생!!!
뭘 안다고 그러겠냐만 답답하고 숨이 막힐 것 같은 현실 때문에 고작 개인 일기장에나 외쳐 보는 것이다.
오후에서야 영광에서 네 할머니께서 돌아오셨다.
너를 돌본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우유를 먹다가도 조금만 양이 차면 이제는 놀고 싶어 한 눈을 판다. 도트카드 덕일까? 옹알이가 다른 애들 보다 더 빨리 터진 것 같다. 옹알이를 웅, 웅 하며 가끔 실수(?)로 “엄마”를 찾는다.
우유를 먹이고 재 울려고 엎어놓으면 그게 귀찮다고 한사코 발버둥을 친다. 한참을 울어 재끼면 어미없이 크는 네가 안됐다며 할머니는 다시 안아 주신다. 어찌됐건 너는 잘도 크는데 뭔가 허전함을 못 이기고 또 널 엎어 뉘이고 진월동을 나선다.

5월 21일 수요일 맑음
서울대생  1명이 또 분신자살을 하다!!!
어제저녁 칭얼대 젖병을 갖다대도 또 울고 하면서 한나절가까이 네 할머니를 힘들게 하였다고 말씀하신다. 어제조금 뜨겁게 젖을 타 먹이어 그러지 않았나 싶다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더 걱정을 하신다.
엎어 재우는 게 이젠 습관이 되어간다. 방으로 들어서니 옹알이를 웅웅 소리내다가 잠깐 괴로워 하길래 기저귀에 손을 넣어봤다. 기저귀가 잔뜩 젖어 있었다. 바꿔주니까 금새 기쁨에 찬 미소를 짓는다.
프로이트의 구강기가 틀림없다.
욕구불만을 손가락에 푼다. 손가락을 수시로 너무 자주 빤다. 떼어놓으면 어느새 입에 갖다대고 빨고 eh 떼어 놔도 금새 또 빨고....
어떤 방법과 대책을 생각하기도 전에 너는 정말이지 맛있게도 손가락을 빤다.

5월 22일 목요일 맑음
뭐 대통령직선제를 반대한다고?!
도적놈의 새끼들!!
우유를 타 먹으면서도 조금도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발버둥을 치다가 그 것도 모자라 양손으로 우유 병을 꽉 잡고 왠 소리를 소리소리지른다. 별일이다. 너처럼 소란스럽게 우유를 먹는 아이가 또 있을까 싶다. 머리통이 너무 납작해 진 것 같아 될 수 있는 한 엎어놓으니 제법 뒤통수가 튀어나오고 고개와 머리를 잘 이겨낸다. 3개월도 안되었는데 머리와 목을 잘 든다. 그만큼 성장이 빠르다고 볼수 있는데 이러한 것도 도트카드 덕은 아닐까?!
고개와 머리를 이기면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욕구불만이라지만 손만 빨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5월 24일 토요일 맑다가 흐려지다.
정국은 그야말로 혼미상태!!!
문 익환 목사 구속수감.
영재수학연구회본사에 들리어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증금, 계약금......
못 하겠다. 안 하겠다. 중앙에너지 본사!!
서울역앞 대우빌딩!!
네 엄마와 새로나 백화점 4층 난다랑 커피숍에서 만나다.
연극을 볼려다가 비싼 표 값에 두손들고 시장에 들러 과일과 생선류를 사 가지고 먹는데 더 열중하였다.

5월 27일 화요일 맑음
우울한 얼굴로 내려오려니 마음이 다 상한다.
편지 한 장 적어 놓고 서울집을 나선다. 그래도 광주에 도착하여 광주에는 네가 있어 발걸음이 가볍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두 손을 활개치듯 반긴다. 잠시 후 정확히 알아보고 더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너무 급한 성격인걸. 고쳐야지!!
네 할머니는 네 아빠생일을 어김없이 기억하시며 미역국, 홍어회, 시루떡을 준비하셨다. 도트카드는 빠지지 않고 시키셨노라고 자랑이시다.
네가 울고불고 정상보다 더 보채는 게 성격 탓이라 생각하며 방법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급한 성격은 한마디로 불같은 거다.

5월 28일 수요일 맑음
두 김씨. 헌법특별위원회 합의!!
얘를 엎어 키우자고 하는데 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괜찮다 하시며 그냥 눕혀 키워도 괜찮다고만 하신다. 네 할머니는 이런 마찰을 네 고모든 이모든 붙잡고 하소연하시고.....
모처럼 도트카드로 너를 즐겁게 해주고(1-20) 네 엄마가 사서 보내준 모자를 씌우고 사진도 찍었다.

5월 30일 목요일 맑음
여, 야 개헌협상!!
너를 보니 너무 듬직하다. 하루 하루가 변화와 조화가 있고 너를 보면 힘이 나고 우선 평화롭다.
넌 이리 보고 웃고 저리 보고 웃는다. 뭐가 그리 좋은지...
도트카드로 20까지 수를 확대하였다. 순서수에 의한 수가 강조가 되고 역수는 빠르게 해주기로 한다. 아이의 정신집중력이 짧기 때문에 순간이나 찰나를 생각해 본다.
네가 자주 손을 빠는 게 신경 쓰이고 침 흘리는 게 신경 쓰인다.
사실 침을 흘린다는 건 이빨이 나기 시작한다는 징조인데도....
까르르 까르르 외치는 네 옹알이가 “”아빠!! 힘 내세요!!로 들려 좋다.

6월 1일 일요일 맑음
직원들에게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고 다들 정리하여야 하겠길래 오후에서야 투망질을 나섰다.(이 무렵 낚시보다는 투망을 엄청 좋아하다)
(너를 오전 내내 돌봐 주고 음악도 틀어주고 엎어놓고 보다가 점심을 일찍 하고야 나선 것이다.)오늘따라 투망질이 좋아 피리, 붕어 할 것 없이 많이 잡아 찌개에다 저녁 삼아 먹고서 차분히 얘기를 꺼냈다.
“본사와 결렬이오. 별 볼일 없는 회사니 그만 둘 사람은 마음에 드는 사무실 집기를 하나씩 가져가도 좋아요. 어쩌면 빚잔치라 해도 좋아요!!
그래도 영재교육이 좋아 근무하겠다면 마다하지는 않겠소!!”

6월 2일 월요일 맑음
따분하다. 하루 하루가 지루하다. 이런 게 일이라면 할 일없이 아예 노는 편이 더 낫겠다. 그래도 직원들은 멋모르고 오너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나보다.
오늘은 더구나 2시간이나 늦게 진월동에 도착한다.
너에게 제종할머니 (댁호가 금산이니 금산할머니)께서 서울에서 모처럼 고향에 다니러 오신 모양이다.
대뜸 너를 보더니
“ 이 놈 대의 아들놈아!! 오 메 네 아범보다 더 잘 생겼다-이” 하신다. 같은 말이어도 자식이 더 잘생겼다면 더 기분이 좋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떠올랐다. 도트카드를 그 분은 이해하지 못 하신다. 그래도 어쩌랴!! 그냥 묵묵히 하는 거다.

6월 3일 화요일 맑다
직원들의 근무가 꾸준하다. 참으로 고맙고 고맙지만 부담스럽다.
중고차(픽업)을 50만원에 팔았다. 쉽게 팔릴 것 같았는데 무지 어렵게 팔았다.
저녁 9시가 넘어서야 들어와 쿨쿨 자고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한참도 멈추지 않는 손과 발 동작이 자면서 까지도 연속이다. 가끔 머리를 뒤흔들다가 고개를 옆으로 갸우뚱거리기도 한다.
오늘도 천사같이 선한 너의 모습을 보며 아파트로 향한다.

6월 4일 수요일 맑음
조기개헌에 의견일치라!!
넌 누여 놓으면 안아달라고 조급하게 보챈다. 이번에는 업어달라고 보챈다.
무던히도 네 할머니를 힘들게 하며 괴롭힌다.
안되겠다 싶어 흔들 침대를 다시 꺼낸다.
도트카드는 기분이 가장 좋을 때 집중이 잘 되기를 기다려 시켜야 하는데 지금은 아니 것 같다.(도트카드 35일째!!)
흔들어 주다 또 흔들어 주면 넌 빙그레 웃고 그러다가 잠을 잠깐 잔다.
토마토를 먹다가 알갱이 연한걸 조금 넣어줬더니 입맛을 다신다. 신기하여 토마토껍질부위를 잠시 대 준다. 이틀 후가 네100일이다.
할머니께서 장보시고 찬거리 준비하시라고 3만원 드렸더니 성화와 역정을 내신다.
“ 제 아들 100일인데 뭘 그래요. 얘 엄만 백일이라고 내려온다는데...”


6월 6일 목요일 흐리다가 비 내리다.
어제 네 외가 쪽에서는 반지와 옷가지를 네 엄마를 통해 선물로 보내왔고 네 큰 엄마와 고모들이 어제부터 와 소란스럽다.
네 할머니께서는 어제저녁에 떡시루를 하시고는 유교사상으로 차려진 상 앞에서  정성스레 축문을 읽으시고 암송하신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가 100일 기념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들 우겨 동네 사진관으로 갔다. 아무리 달래고 얼래도 웃음 짓지 않아 애를 먹고 그냥 맨 사진을 찍다.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포만감에 행복해 하다.

6월 8일 일요일 맑음
어제는 미자 고모가 맞선을 보기 전에 상대방모친과 금산할머니랑 오셔서 “실겁고 튼튼하네요. 아빠 닮아 잘 생겼고요.”하셨다.
개인택시 2대(영수, 광주)를 무료 동원하여 네 엄마하고 서울로 향했다. (주) 중앙에너지 개발에서 값비싼 에어콘 대신 LPG스월쿨러가 개발되어 샘플링한다고 해 동원된 것이다. 5시간30분이나 걸려 은평구 신사동에 도착하였다.
네 엄마는 출발할 때부터 뭐가 서운한지 전혀 말이 없고 아침에 화니백화점에서 구입한 이유식을 3일 넘기지 마라는 당부 말뿐이었다.

6월 10일 화요일 맑음
한마디로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낙심천만하여 광주에 다시 내려왔다.
넌 며칠사이에 뒤집기 달인이 되어 있었다. 짧게 도트카드를 시키는데도 좌, 우를 뒤뚱거리며 조금씩조금씩 엎어지며 몸을 틀어간다.
완전히 돌아누운 다음에는 그게 불편하여 금새 칭얼댄다.
넌 요새 틈만 나면 할머니께 업혀 동네로 마실나간다. 마실나가는 게 습관이 되어 칭얼대는게 더 느는 것 같기도 하다. 너는 네 할머니 등에 업히자마자 그냥 흥얼거리며 까르르하며 웃는다.

6월 11일 수요일 맑음
자신을 돌아보면 참으로 한심스럽다. 물론 자영업을 한다는 게 다 그럴 거다. 딱히 하는 일이 없다. 바둑두다가 책상에 턱 집고 허공만 바라보다가 그 잘난 모양만 내고 개 폼만 잡고 시내한바퀴 돌다가 무료하게 진월동으로 들어선다. 엎어지기의 달인, 뒤집기의 달인 강 한빛!! 아무 쓸모 없는 듯한 아빠도 너랑 그냥 엎드려 땅 집고 헤엄치듯 그거나 하고 있을까?!
장난감젖꼭지를 무지 맛있게 쪽쪽 잘도 빨아먹는다. 젖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넌 지겹지도 않은지 줄곳 그 것만 빨아댄다. 네가 조금만 울어도 마음이 다 심란해진다. 네 엄마 없이 크는 게 네 할머니말씀처럼 가슴이 미어져 내리는 것 같다. 처음 먹였던 이유식 통조림을 정확히 3일만에 해치우고 또 한 개의 통조림을 개봉한다. 맛이 입에 맞는지 씩 웃어 가며 숟가락을 입에 대면 적은 입을 유달리도 크게 벌리고 달려든다.

6월 12일 목요일 맑음
목포에 내려갔다. (주)중앙에너지개발 연료절약기 부품판매로 판로개척이 필요하다. 대리점계약도 많이 해 놔야 할 것 같고......
넌 제법 뭘 아는지 도트카드 할 때는 항상 조용히 듣는다. 모르긴 몰라도 이미 넌 네 마음으로 수 파악을 하는 듯 싶다. (도트카드 시작 43일째)
젖 먹는 것(모양새)이 전보다 달라졌다.
한사코 안겨서 먹으려하지 않고 옆으로 누워서 먹겠다고 떼를 쓴다는 게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정확히 알아보는 게 신기하고 조금씩 발전적으로 변화되는 게 대단히 큰 기쁨이다. 너를 하루에도 수십번 씩 업어주는 할머니를 생각해서라도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거라.

6월 13일 금요일 비오더니 흐리고 또 비오다.
오늘은 순천에 다녀왔다.
남직원 한놈을 잘 못 채용하다보니 도둑으로 키웠으며 결국은 그 놈에게서 사무실비품 모두를 도둑 맞았다.
그 부모를 만나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내려간 것이다. 자식놈이 못나면 부모를 욕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일 게다. 몸이 만신창이가 되면서도 진월동을 꼭 들린다. 네가 떼를 쓰는 모습이나 옹알이, 젖 먹는 모습도 궁금하지만 네 할머니께 면목이 없어 아니 들릴 수 가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육아일기를 마음먹고 쓰는 입장에서 최대한 진실과 사명감을 갖고 섬세하게 기록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하루도 너를 안 볼 수 없는 것이다.
이런 건 조금 풍족한 입장에서 출발해야 되겠다고 생각하지만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한 시대를 살며 아이의 성장과정을 기록에 남긴다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맞벌이 부부이자 주말부부의 애환과 삶도 뭍혀 꾸준히 기록하기로 마음가짐을 다시 잡아 정립해 본다.

6월 14일 토요일 흐리다가 맑았다.
네 고집하고 신경질은 알아 줘야 한다. 2- 3시간 돌봐주는데도 진땀을 빼야했다.
딸랑이로 흔들어 주다가 노리개 감을 가지고 같이 놀아줘야 하고 잘 때가 되면 흔들 침대에 누여 편안하게 해 줘야지만 그 것도 한 30분 잔다. 또 깨어나면 안아달라고 보채고 안은채로 밖에만 나가면 헝- 헝 이상한 소리를 내며 좋아한다. 그뿐이랴!! 이유식의 달짝지끈한 맛에 길들어져 그 좋아하던 우유는 이제 먹지 않으려고 하고 그러다가 배가 고프면 억지로 먹는 것 같다.

6월 15일 일요일 흐리다.
술 생각이 간절하다.
주말이 되면서부터 꼭 그렇다. 늘 그게 습관적이다. 그래서 습관이 무서운 거라고 할게다.
생각을 바꾸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데......
종일 너랑 있었다.
오늘은 잠도 잘 잤고 옆으로 누워 우유도 잘 마신다.
도트카드를 1-30까지 수를 확대하였더니 금새 싫증을 내듯 고개를 돌려버린다. 아차!!싶다.
바로 중지하고 접다. 수를 확대한 만큼 계속 반복만 하여주려고 한다.
클래식음악도 끊임없이 틀어주다.

6월 16일 월요일 종일비내리다.
장대비 때문에 곧장 아파트로 퇴근해 버린다.
널 하루를 안보고 넘어가야 한다는게 매우 궁금하고 안절부절 못하는 것인데 네 엄마야 오죽하겠냐?!
명실공히 부모라면  그 책임을 다해야하는 것임에도 산다는 모습이 한심하니 참으로 부끄럽다.
왜이리 힘들까?!
만사가 귀찮고 힘들다.
그러면서도 이런 욕심으로 널 생각한다.
“너만은 이런 생고생은 안 해야하고 되 물림 해 줘선 안 된다.”

6월 17일 화요일 구름만 가득하다.
저녁 8시가 넘어서야 진월동으로 도착한다.
그 무렵 너는 또 우유 한 병을 거의 다 먹고 잠에 취해 옆으로 누워 있었다. (엎어 재우라는 아빠 말에 네가 낑낑대니 반드시 누워 재우다가 네 할머니께서 개발해낸 방법이 옆으로 재우기였다)
네가 잠들기 전에 왔어야 하는데... 하며 늦게 온 걸 조금은 후회를 했다. 잠들어 있는 널 다시 잠재우기가 힘드시다며 널 깨우는걸 절대 반대하신다.
도트카드도 그랬고 클래식음악도 그랬다. 네 재롱도......
서울로 공중전화로 전화하여 네 건강을 말하는데 동전이 가로막는다.
 D.D.D.....
가수 이 상은의 DDD라는 노래가 유행이다.

6월 18일 수요일 맑음
영재수학연구회장(김 천영/ 영재)이 광주에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화기 앞에서 저녁 늦게까지(10:20분)하릴없이 전화만 기다리고 꼼짝없이 기다렸다.
그 보람에 너와는 실컷 놀았다. 이맘때면 모기가 극성인데 그 것도 하필이면 네 뒷머리부분을 물었다. 목 부분 한쪽이 벌겋게 부어올라 걱정이었지만 네 할머니께는 괜찮은거라 말씀드렸다.
할아버지께서는 거브 이유식을 5개나 사오셨다.

6월 19일 목요일 맑다.
진월동방을 세내어 한 지붕에 살고 있는 아가씨가 잠시 널 돌봐줄려고 했단다.
할머니께서 저녁을 차리려고 틈새에 맡겼는데 얼굴을 가려서인지 아니면 돌봐주는 게 서툴렀는지 울고불고 떼를 써서 그 아가씨는 무색해져버리고 말았단다.
결국은 할머니만 더 힘들어지게 업고 부엌일을 하셨다 한다.
통 도트카드에 관심이 없는 눈치다.
경험부족일까? 남자의 한계일까?
걱정이 되며 슬럼프에 빠진다.
어떡해야하지!!
아무튼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겠다.

6월 20일 금요일 맑음
옆으로 누워 아주 편하게 자고 있다.
새근새근 자는 모습이 할머니를 그토록 보채고 힘들 게 했다는 게 믿기우지 않는다.
냉장고에 넣어둔 이유식을 약간 녹혀 먹이려고 내놓아 네가 깨기만을 기다린다.
한참동안 무료하기에 사무실로 전화를 해봤다. 이상하게 사무실전화를 안 받는다.
스쿠터를 몰고 나왔다.
술 마시자는 지인의 유혹도 네 덕택에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

6월 22일 일요일 비 오고 흐리고...
오로지 네 모습위주로 25판의 필림을 다 사용하여 네 표정 하나하나를 몽땅 담았다. 20이후 숫자부터 30까지의 도트숫자를 분명히 이해하는 눈치다. 오늘은 너랑 기분좋게 도트카드놀이를 하였다.
오후 5시반 고속버스로 네 엄마랑 서울로 올라가다.

6월 24일 화요일 종일 비
장마의 연속이다. 작년보다 1주일 빠른 장마전선의 형성이란다.
주먹만한 빗줄기를 타고 진월동에 도착한다.
고집, 떼거리, 오기.....
다 늘어놓는다.
네가 떼를 쓰고 울면 결코 기분이 좋지 못 하다. 제발 눈치 없이(?) 울지 좀 말어라!! 할머니께서는 너 때문에 온통 다리, 허리에 파스로 옷을 해 입으셨다. 오후 내내 널 돌 볼 수 있었다. 어휴!!!
정말 아이를 키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6월 25일 수요일 흐리다 맑음
DPT와 경구용 소아마비 2차 접종!!
질겁하는 비명소리도 단 몇 초뿐.....
얼래고 달래니까 금새 표정까지 밝아진다.
너를 데리고 갈 마땅한 사람이 없어 아빠랑 단둘이 병원을 향해 간 것이다. 주위의 시선이 그랬지만 관계치 않고 조 경래 소아과병원을 들어간다. 몸무게8.3KG 키70CM가량, 무럭무럭 자라는게 보인다. 제법 소리까지 내며  까르르 웃는 웃음과 힘찬 발 동작이 모두 듬직하다. 주사바늘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아니면 가위눌렸는지 오후 내내 보채는 끼가 있었지만 우유를 평상시처럼 먹고 편안히 노는걸 보고 나올 수 있었다.

6월 26일 목요일 맑다.
아침부터 일이 꼬였던 하루다.
넌 답답해 선지, 뭔가 불만족으로 잠을 재우려다가 잠재우지도 못 하고 네 할머니께만 원망(?)을 말하다.
늘 업어 키워 업어주지 않으면 고집만 부린다고.....
네 할머니께서는 네가 원하면 뭐든지 다 들어 주시는 편이다.
결국은 편안히 노는 너를 보지 못하고 화만 버럭버럭 내고 온 꼴이 됐다.
어제 접종의 원인도 있을건데 아랑곳하지 못하고
넌, 엎어져서, 누워서도 못 견디며 네 할머니에게 업어달라고만 난리를 친다.

6월 27일 금요일 맑고 흐리다.
스월쿨러(중앙에너지개발=에어콘 장치)는 실패작이고 많은 수모를 면치 못하게 되다.
여수 한 사장, 화계사 김 사장, 개인택시기사들까지 본사로 전화하여 방방 뜨고 말았다.
불편한 심정을 아는지 너는 오늘은 참으로 즐겁게 잘 논다. 모처럼 3-4시간을 너랑 즐겁게 보내다. 도트카드를 하면서도 연신 미소짓고 깔깔거렸다.
포근하게 낮잠도 잘 자고 기분 좋게 막내삼촌과 노는 것을 보고 아파트로 들어간다.
네 엄마는 2차예방 접종이 걱정이 되어 전화가 왔었다.


6월 28일 토요일 매우 변덕스런 날씨(흐리고 비)
예방접종의 후유증인지 요 며칠 계속 기침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무척 힘들어한다.
할머니걱정이 더 심할 거 같아 너를 안고 둘째 고모랑 조 소아과에 가기로 했다. 서울에서 네 엄마의 전화에 의하면 네 외할머니께서 2시 40분 비행기로 제주도에서 오신단다.
조 소아과에서 주사 맞히고 곧 바로 택시로 공항에 마중 나가 농성동으로 모시고 갔다. 영안반점에서 팔보채며, 탕수육을 시켜먹고 다시 진월동으로 너를 찾았다.
평상시같으면 유쾌하게 놀고 있을 네가 울고 보채며 힘들어한다.
주사맞은게 아프고, 사람이 많아 힘들고 기침이 나와 기분이 떡인가 보다.
조금씩 힘들어하다가 잠을 이루다.
그 모습이 측은하고 가엽다.
아가야!!
한빛아!!!제발 힘들지 않게 건강하여라!!

6월 29일 일요일 흐리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큰다는 우리 어른들의 말씀이 슬기롭게 들린다.
오늘은 신이나 있다. 덮어준 이불마저 발로 차면서 방글거린다.
잔기침도 거의 없다. 깍꿍!!하면 벙긋 웃고 까르르 소리낸다.
우유 먹고 약 먹고, 잠자고 놀다가 또 우유 먹는다.
네 실컷 놀고 먹고 자고 하거라.
늘 희망과 꿈과 용기를 네모습에서 찾고 싶다!!

6월 30일 월요일 맑음
생각보다는 회복이 빠르다.
할머니말씀처럼 제비 입을 하고 벙긋 웃는 모습은 천하에 하나밖에 없는 왕자의 웃음이요, 미소다. 보행기에서도 그냥1-2시간쯤은 그냥 즐겁게 논다. 벌써 전반기의 끝인데 이뤄 놓은게 없어 가슴만 미어져 온다.


7월 1일 화요일 흐리다가 비
햐!!
벌써 7월이다.
뭔가 아끼려고 노력하다가 더 낭비가 되면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니 신경질이 다 뻗친다. 월말까지 내야하는 자동차세를 비롯한 공과금도 그렇거니와 자꾸 휘발유 저장탱크 부위가 새는 오토바이가 그렇다. 아무러면 거덜이야 나겠는가마는....
감기가 아직 안 나갔는지 잔기침에다가 마른기침소리를 하면서도 옹알이를 한다. 할머니의 걱정도 걱정이지만 아빠로서 더 전전긍긍해진다.
조카애들이나 친구 애 들이 아프다거나 칭얼대면 다 그러면서 크는 거라고 했는데 짐작 네가 아프니 조바심만 난다. 내일은 꼭 병원에 데리고 가야지하는 생각뿐이다.

7월 3일 목요일 흐리고 비 조금 오다.
둘째 고모 등에 업혀 조 소아과에 갔다.
조 소아과에서 주사를 맞는데도 울지 않는 걸 보면 간밤에 무지 아프긴 아팠나 보다.(병원을 그래서 이핼 하는 것 같고....) 자주 고개를 두리 번 거리 듯 돌려 사방 군데를 쳐다보느라 정신 없고 병원장은 크게 뭐라고 말하지 않고 하루분  약만 건내 준다. 네 하는 동작들이 귀여움으로 가득하고 같이 이야기하듯 말을 걸어보고 얼리면 넌 눈웃음을 친다. 벌써 우리는 늘 화기애애하게 무언의 대화를 하며 자기방식의 의사표현을 하며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거라고....

7월 4일 금요일 흐리고 비 오다.
세상에나 병아리 눈물만큼의 정제 병 용량 액이 1,500원이란다.
의료보험적용으로 주사+약=1,500, 주사 없는 약만=1,500원!!
이해가 안 된다.
오후 무렵 프로야구를 TV를 통해 무료하게 시청하는데 넌 보행기를 타고 모빌을 보며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조용해져 고개를 돌려보니 보행기 위에서 그대로 엎드려 잠들다. 우습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하고, 선잠 깰까봐 그대로 보고 있는데 할머니께서 들어오셔서 깜짝 놀라시며 편히 자리에 눕히신다.
넌 약에 취했는지 비몽사몽간에 잠에 취하여 한번 깨지도 않고 잘만 잔다.

7월 5일 토요일 비 그리고 흐림
네 엄마가 오다.
남 광주 시장에서 홍어, 수박, 돔, 풋고추, 가지 등을 사들고 왔다.
네가 떼를 쓰고 울면 모두가 손들고 만다.
뭔가 욕구를 채워 줘야만 된다.
성질이 누구 못지 않다.
한 성깔 한다.
조금은 차분해지고 그래야 할텐데.....
도트카드 진도가 제법 나간 것 같고 꾸준함이 덧 보인다.
한번 작심하면 뭔가 끝을 보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인 게 덧 보일 때도 있다.

7월 7일 월요일 맑다가 흐리다.
늘 생활에 대해 가정에 대해 말해 보지만 뚜렷한 결정된 결론 없이 살아간다.
우유(분유)+가락티나+설탕이 네 식욕을 돋군다.
혹은 분유+가락티나를 설탕 없이 5:1로 타줘도 급히 잘 먹는다. 잔병이 나아서 인지 컨디션 좋은 모습으로 보이고 썩 몸 놀림도 좋다.
자꾸 큰소리로 옹알이를 한다.
도트카드 시작한지 69일째!!

7월 8일 화요일 맑다가 저녁에 비
최대한 독해져야 하나보다.
모름지기 세상일이 다 그러하다..
전화로 본사와 사무국보증금으로 대판 싸우고는 영재수학 4글짜만 들어도 경기가 날려고 한다.
기분 나쁜 날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 라고 나 할까?
점심 무렵쯤 되어 진월동으로 일찍 들어와 버렸다.
너까지 괴롭히는 듯 했다.
칭얼대고 또 낑낑대고......
떼를 쓰며 막무가내이다.
마침내 할아버지께서 겨우 달래 눕히고 잠재우시다.

7월 9일 수요일 흐리다.
아침 일찍 영재수학 본사로 달려가다.
대뜸 누가 옳고 그른 것이 있으면 가르자며 운영 진에 대시해 들어갔다.
이런 사소한 것들로 지방 사무국 운영까지 팽 겨 치고 본사까지 올라와 전 임직원들이 있는데 지방 사무국장이 따져야 하겠느냐고 사자후를 토해 냈다.
시원타!! 후련타!!!,통쾌타!!
결정적인 사무국 확인서를 받고 안양까지 남 효현 부장을 따라 가 양주 집에서 안주만 실컷 집어 먹고 자정이 되어서야 은평구 신사동으로 향해 갔다.

7월 10일 목요일 비
참으로 신통방통하고 웃기는 세상이다.
한마디로 청계천 세운상가 쪽이 그런 곳이요, 어지러운 세상의 축소판이라고 생각되어졌다. 속고 속이고 믿음이 없는 배신의 장소가 그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뻉뺑이, 야바위꾼들의 집합소이기도 하다.
광주 도착하여 한 술 뜨는데 자정이 넘어간다.
배 깔고 신문 보다가 새벽에 꼭 깨어나 우유 달라는 걸 눈 여겨봤고 늦잠 자는 아빠를 생각해 주는 척 너도 늦잠이다.
하지만 이내 깨 낑얼이는 걸 우유도 먹이고 함께 놀아준다.

7월 11일 금요일 흐리고 비
아래에서 한 개의 이빨이 돋아나는지 며칠 전부터 심하게 손가락을 빤다.(생후 135일이다.)너에 대한 모든 정보는 할머니와 공유한다.
학습도 마찬가지고 먹는 것 배설하는 것, 새 버릇 등등
오늘은 매우 의미 있는 날이다.
“조건 없는 영재수학학습지 광주, 전남사무국 판권을 얻다.”
농성동 네 이모부를 만나 앞으로의 일정이나 사업계획 등을 내내 얘기하고 자정 넘어 들어간다.

7월 12일 토요일 맑다가  흐리다.
도트카드+-를 30까지 하다가 40부분으로 처음 들어갔다.(도트시작84일)
 별로 재미를 느끼지 않고 가끔 엉뚱한 곳을 바라보는 통에 별스런 기분이 든다. 정성껏 하는 모습이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보여야 하는 건데 그게 불만이다. 학습의욕이란 너를 통해서 나오는 건데 .....
세상사란 없어도 있는 체, 있어도 없는 체 하듯 좀 아는 척이라도 해야지 나 원 참!!
넌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입에 가져가고 무조건 빨려고 한다.
할머니 앞치마도, 식탁의 식탁보도, 보이는 장난감도, 네 손가락도....
구강 기에서 고착되면 항문기로 넘어가는데 문제가 생기는 거라고 프로이트는 그러던 데, 그 교육자, 정신분석학자의 말을 어디까지 어떻게 소화하며 교육을 해야 하는 걸까?


7월 13일 일요일 대체로 맑음
자기 자식이 귀엽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을 벗어나서도 성립은 될 것이다.
눈짓, 손짓, 몸짓 모두 모두가 살아나서 생각의 강물을 이룬다.
모기 향 냄새로 방안이 가득 차 있어도 몸에서 땀만 나지 않으면 너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남아 있으리라.
너의 또릿또릿한 눈망울, 눈짓들이 잔상 가득히 떠오른다.

7월 15일 화요일 비 오다가 흐리다.
거브를 먹이고 분유를 타 먹이다.
네 꼬라지가 가끔씩 특출나게 베어난다.
아득하고 한심해져 온다. 보행기를 태우다가, 안아주고, 보듬어 주고, 얼려 보다가 업어도 본다. 그러다가 잠시 너를 눕히려고 하면 어느새 눈치를 채고 울어 재 낀다. 겨우겨우 달래어 재워도 수면시간이 낮잠 시에는 30여분이다. 다시 안아서 한참을 놀아 준다. 사물을 보는 눈이 발달됐고 모든 사물을 잘 구분하며 식구들의 변별력도 아주 좋다. 대견하기 그지없지만 하는 일이 순조롭지 않아 덜 즐겁고 웃음도 미소뿐이다.

7월 16일 수요일 비, 흐림
할머니께서 야단이셨다.
네 고추부위가 벌겋게 표피가 헐어서 어제 저녁 내내 울고 보채고 낑얼대고 하여 한 숨도 못 주무셨단다.
기저귀를 채우면서 서툰 손으로 고추를 세워 채워줬던 게 실수였었다. 진월동에 들어서니까 발가벗긴 채 안고 계셨고 내내 다른 일은 아예 못 하시고 계신다. 흔들 침대에 눕히고 놀아 주니까 무척 좋아한다.
일이 조금만 순조롭고 잘 풀리면 가정을 재미있게 즐겁게 할 것인데 이토록 어렵기만 하다.
신세타령은 싫다.
잘 될 거야.
“믿습니다!!”

7월 17일 목요일 맑음
너에게 우유를 먹이면서도 뭔가 허전하고 통닭과 닭죽을 먹으면서도 사실은 허전한 마음은 왜 일까?!
자기 자본으로 사업하는 사람이 드문 세상에서 머리를 써 사업을 해야 하는데.....
하며 별 궁리를 다해 본다.
그 중 몇 가지 생각이 있다. 그렇게 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궂은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있는 거다.
 네가 요새 기우뚱거리며 서는 연습을 한다.(생후 141일)
  그게 지금의 일이 되는 모습과 같은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그래 네가 처음 걸음마를 배우듯이 서보자!!
과식(?)을 시켰다고 네 할아버지께 꾸중을 듣고 흔들 침대에서 땅바닥에 떨어뜨렸다고 네 삼촌에게 탓을 들었다.

7월 18일 금요일 맑음
앞니가 2개나왔다. 고개를 좌우로 잘 이기고 누워서 또 뒤집으며 운동을 한다. 뒤집는 걸 즐긴다. 몸이 더위와 땀으로 찐득거리고 안아주는 사람이나 모두 힘들 것이다. 진월동 집구조도 그렇지만 더위가 더 문제다.
계란노른자를 처음 먹이는데 잘 받아먹는다. 목에 걸릴 가봐 쥬스를 우유 병으로 주니 넌 신맛으로 얼굴을 잔뜩 찌 뿌린다. 계속 침만 흘리어 주는 것을 포기하다.

7월 22일 화요일  비 후 흐림
둘째 고모가 미음(멀겋게 쑤어온 죽)을 해 가지고 오셨다. 한 숟가락 주니 잘도 먹는다. 네 엄마가 와 오후에는 짐을 따 싸 가지고 아파트로 왔다.
할머니께서는 섭섭해하시고 “낑얼이면 내일이라도 데려 오너라”하신다.
7숟가락 140ML주던 양을 늘려 9-10숟가락으로 늘렸다.
시간간격도 3시간에서 4-5시간으로 늘렸다. 환경이 바뀐 탓인지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저녁 무렵에는 보채던 네가 20시쯤 우유를 먹더니 게속 잠만 자고 23시에 먹고 아침까지 푹 잔다. 기는 연습을 한다. 엎드려 엉덩이를 들고 다리를 끌어당긴다. 윗몸은 바닥에 대고 앞으로 민다. 눕혀 놓으면 뒤척대고 잘 때는 이리 저리 굴러 요에서 나와 있기 일쑤다.


7월 25일 금요일 맑음
네 얼굴이 너무 하얗고 낯을 안 가리고 컨디션이 좋을 때는 방긋방긋 웃는다. 오후엔 잠투정이 많고 방바닥에 얼굴을 문지르고 엉덩이를 들고 한참을 기어가더니 잠 못 들어 칭얼인다. 낮잠은 여전히 30분내외다.
노른자, 거버, 맘죽, 우유를 먹고 어김없이 침을 질질 흘린다.
중복더위라!!
진월동으로 가는데 할머니께서 널 보고 무척 반기신다. 자두 껍질 벗긴 육즙을 잘 빨아먹고
이로 자른다. 점심에 닭죽도 넙죽 잘 받아먹는다. 할머니께서 계속 업어 주시면서 밖에 나가니 시원하고 기분이 좋은지 소리소리지른다. 모기 때문에 저녁을 빨리 먹고 다시 아파트로 왔다.

7월 26일 토요일 무더위의 연속
모처럼 일찍 들어와 너랑 놀다.
삐비도 해 주고 간지럼을 태우며 얼굴 가까이 대면 넌 꺄르르 웃느라 정신이 없다. 네 할머니께서 우무를 쳐 오셨다. 한 여름의 별식이다.
해마다 우무를 하셔서 늘 우리식구는 시원히 먹는다.

7월 27일 일요일 무더위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등 짝을 타고 흐른다.
점심이후에 드들 강으로 투망 가자는 네 삼촌을 따라 나선다.
넌 대 만족이다.
조카애들과 잘도 논다.
고기를 한 소쿠리 잡아 와 저녁에 매운탕으로 먹다.
넌 우유 먹고 나서 간식을 요구하 듯 칭얼댄다. 제법 보행기를 잘 타고 논다.  다만 모든게 입으로 가져가는 것만 잡히면 좋겠는데.....

7월 30일 수요일 맑음
무더위로 너도 신경질이 나는가보다.
보행기를 잘 타다가도 갑자기 신경질이 나는지 칭얼대고 낮잠을 자려다가도 보챈다.
고물 선풍기 더운 바람이 너를 더 괴롭히나 보다.
업어주고 안아줘도 그 것도 잠시 뿐이다.
또, 신경질이다.
모든 게 날씨 탓이리라.

8월 1일 금요일 타는 목마름이여!
삐비--하면 얼굴에 온통 웃음을 머금고 고사리 같은 손을 내밀고 몸을 던지듯 발바닥에 걸친다. 요놈!! 기특하다. 기특 햐!!
일주일에도 너를 안고 진월동 송하동 아파트를 몇 번이고 왔다갔다할 수밖에 없다.
요즈음 도트카드가 등한시된다.
 그 것 때문에 영재교육이라는 단어에 약해져 걱정이 태산이다. 당장 내일 제주도로 휴가를 가면 누가 얼마나 도트카드를 시킬꼬!!
숫자가 많이 넘어 가 네 할머니께서는 못 하시는 게 당연한데.....
뿐만 아니라 여유 없는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휴가 일정이 부담감뿐이다. 하지만 남들에게는 들키지 않게 살려고 노력하지 않느냐!!

8월 6일 수요일 맑음
고기 배를 타고 바다 낚시를 즐겼다.
재미, 지루함, 흥분의 연속!!
망망한 바다가 두렵기도 했으나 너무도 푸른 물결에 넋이 빠진 듯 홀리다가 100여 마리 넘는 바다고기들을 회쳐 사시미로 즐겼다.
내년 이맘쯤이면 너도 올 수 있을 거라 위안해 본다.

8월 8일 금요일 맑음
아침 7시 35분 비행기로 광주공항에 도착하다.
비행기로는 제주도가 너무 가깝다.
떴다하면 광주로다.
점심 무렵 사무실로 들려 진월동에 들어서다.
너는 알아보고는 반가운지 벙긋벙긋 웃는다. 안전사고란 늘 순식간에 생긴다. 선풍기를 잡는가 했는데 자지러지는 듯이 울음소리가 난다. 손가락 마디마디에서는 새빨간 피가 솟는다. 할머니께서는 경황이 없으시고 덜 놀라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애써 태연한 척하다.
반창고, 소독약, 대일 밴드 등등을 찾다가 드디어는 민간요법으로 네 할아버지께서 쑥으로 지혈을 시키셨다. 무척 놀랬고 저녁 무렵에 도트카드를 시키면서도 왠지 너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8월 9일 토요일 맑음
네 엄마가 오후 2시 30분 비행기로 도착.
낮잠에 졸다가 부스스 일어나 네 엄마를 맞이했다.
우선 너를 보고 더운 땀을 닦으며 제주도에서 가져온 옥돔, 메론, 바다고기, 돌하루방, 만년거북 등등을 꺼내 놓으며 부산 나게 정리한다. 넌 다친 손이 아픈지 그 쪽 손은 아예 입 근처에 가져가지도 않는다. 할머니께서는 아예 손가락을 입에 못 가져가게 내내 지켜서 계셨다.
넌 기대고 서는 건 자신이 있는지 한참을 소파에 기대고 서는 걸 보면 커 가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저녁 무렵 피곤하실 할머니를 생각해서 아파트로 데려오는데 넌 아파트에 오면 더 확실하게 웃고 더 잠을 깊이 자는 것 같다.
오늘도 넌 보채지 않고 숙면을 취하다.

8월 11일 월요일 한차례소나기
할머니 동서 모임 계(친목)가 진월동에서 있었다. 13사람정도가 모여 너를 안아 보고 보듬아 보고 얼리고 입맞추며 야단법석이다. 위생적인 문제가 조금은 걱정이 됐지만 다 일가 어른들이라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모두 피곤해 하는데 넌 잘 먹고 잘논다.
할아버지께서 저녁상에 밥을 떠 주니 그 것도 덥쩍 받아먹는다.
밥도, 수박도, 복숭아도.....

8월 12일 화요일 또 소나기
“으앙”
울음소리가 전에 비해 커지고 확 트였다.
많이 울어 그런 건 아니지만 3-4개월 이전부터의 목 쉰 듯한  으-앵 소리를 완전 탈피하였다.
할머니를 귀찮게 하는데는 천재다.
방에 있는 것보다 업고 나서야지 만 신나게 두리번거리고 재미있다고 컹컹거린다.
손가락이 부족한 듯 양손이 입을 다 감싸고  그 것도 부족하여 주먹까지 입으로 다 들어간다.
뭐가 그토록 욕구불만을 가져오는 걸까?
이 버릇을 어떻게 고쳐야 하나?!

8월 13일 수요일 또 소나기
“알파파 인간”이라는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진월동으로 왔다.
네 엄마는 서울 가고 너를 보는데 너는 잠이 와 칭얼이고 배도 고픈지 힘들어한다.
할머니께서 거브를 먹이시고 안고 달래니 고개를 할머니 젓 가슴에 푹 쳐 박고 흐느적거린다. 공갈젖꼭지를 물고 가끔 칭얼대며 잠들고 깨고 그러기를 여러 번하더니 단잠에 빠진다.

8월 14일 목요일 또 한차례 비
목포에 내려갔는데 수금도 못 했다.
되는 일이 없다.
저녁 늦게 들어서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속도 모르시고 좀 일찍 들어와서 널 돌봐주지 않는 다고 꾸중만 하신다.

8월 15일 금요일 낮에 한차례 비
41주년 광복절이 어릴 적하고는 전혀 틀리게 관심이 아예 없이 무 덤덤해진다.
도트카드가 숫자 80까지 들어간다.(도트교육108일째)
빠진 날이 많아 학습결손이 생기지나 않았을까?!
100일 교육인데 100일을 넘어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꾸준했다면 정말 꾸준히 한 건데 네 마음속을 모르니 나 또한 몹시 답답하기만 하다. 수를 아느뇨? 모르느뇨?!
1-50까지 급히 설명하느라 정신 없이 넘기다가 한번 더 안아 주고 나머지 51-80까지 좀 느리게 읽어준다.
어찌됐건 네가 완전히 알 때까지 계속하련다.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 은근과 끈기란다. 공부란 반복학습이 최고란다.

8월 16일 토요일 맑음
 할머니께서 외출중이시라 할아버지께서 너를 돌보고 계셨다.
끓인 물이 아닌 생수로 보채는 너에게 분유를 타 주시는 걸보고 깜짝 놀랬다.
우리가 뭔 잘 못을 했거나 일이 지지부진한 걸 꾸짓는 것 같아 죄스럽다.
뭣이든 입으로만 가져가 먹으려 하고 행동반경이 무척 커져 모든 게 조심스럽게 느껴진다.

8월 18일 월요일 맑음
“열대야 현상”
바람 한 점 없고 그야말로 푹푹찌고  무풍이다.
선풍기 바람의 온풍에 땀이 조금이라도 나면 칭얼댄다. 열심히 기어다니고 두 팔을 땅에 대고 두 발을 들고 제법 움직임이 크다. 주변에 신문지, 휴지, 쓰레기통, 바구니, 거즈할 것없이 모두 입으로 가져간다. 아빠와 장난을 즐기고 큰소리로 아빠의 출퇴근을 맞이하는 너를 보며 보람을 느낀다.

8월 19일 화요일 맑음
네 외 증조할머니께서 지난 8월 17일에 운명하셔서 네 엄마만 제주도에 가기로 했다. 네 할머니께서는 너 때문에 더 힘드시어 입술이 부르트고 몸이 찌뿌뚱하다고 하셔서 비행기 예약마저 취소하시고 부의금만 네 엄마 편으로 보내신다.
저녁에 가족이 둘러앉아 수박을 먹는데 너도 한몫 낄려고 난리다. 수박을 주면 한 입에 배어 물고 또 주라 난리고 음식들을 가리지 않고 잘먹는다. 아파트로 데리고 와 보니 이미 잠에 취해 있다.

8월 20일 수요일 저녁 무렵 소나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소나기가 온 대지를 퍼붓는다.
눈을 떠 앞을 바라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용케도 집을 찾아들었다. 널 재우려면 코만 골아주면 되는 습관이 최근에 생겼는데 코를 고는 척하다가 헛기침을 해 살며시 눈을 뜨고 너를 바라보니 너도 기다렸다는 듯 좋아라하며 방긋 웃는다.
아침부터 변을 3번이나 보고 왕 떼만 없으면 무럭무럭 자라는 그런 모습이다. 카메라로 불현 듯 잡힌 실제 얼굴에서 사시에 가까운 모습이 보여 홍안과로 전화하고 한편으로는 교정을 위한 책들을 뒤졌다. 돌까지는 지켜보고 교정해도 늦지 않다는 간호사의 말에 일리가 있어 따르기로 했다.


8월 21일 목요일 맑음
옥도미를 구워 살코기를 조금 떼어 먹여주면 아주 잘 받아먹는다. 아직은 밥알을 좋아하지 않고 싫어하는 편이다. 오토바이에 네 짐 가지를 싸들고 진월동으로 이동한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방이 습할 수 있기 때문에 방구들을 인부를 들여 다시 고치셨다. 그런 연유로 오늘에서야 너를 데리고 간 것이다.


8월 23일 토요일 맑음
잘 찧던 코방아 질도 없이 인제 잘 긴다. 엉금엉금 기다가 지치면 한참동안을 팔 집고 다리 꿇은 채 얼굴만 들고 빤히 사물들을 쳐다본다.
DPT 3차 접종에도 주사바늘에 놀라지 않고 울지도 않는다. 경구용 소아마비약도 단 게 들어가서인지 잘 받아먹는다.
9.3 KG, 72CM (생후178일째)
단연히 옆에 있는 다른 또래아이들보다 우량아로 보인다.
광고카피의 그 말이 생각난다.
“개구쟁이 여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8월 25일 월요일 맑음
네 엄마는 어제 서울로 가고 네 큰 아빠가 장난감 차 미니버스를 사오셨다. 대뜸 많이 컸다며 안아 보듬아 주신다. 기어다니는 게 걷는 것보다 훨씬 빨라 문턱도 잘 넘나들며 어디든 기어다닌다. 잘 웃고 , 잘 울고  모든 게 네 마음 대로다. 우유, 생물, 포도 물, 수박, 밥알 등등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월요병이 느껴지는 하루였다.
영 일도 안 잡히고 컨디션 조정도 안 되고 하루종일 우울했다.

8월 26일 화요일 맑음
네 웃는 모습이 모두 예쁘다 말씀하신다. 날씨에 민감하여 땀을 많이 흘리고 신경질을 자주 부린다. 선풍기를 틀어주면 좋아라한다. 더운 바람이라도 느낌은 다 같은 모양이다. 찬 맹물이라도 입에 갖다 대주면 급하게 덤빈다. 마시겠노라고 물맛을 아는 걸까? 더위의 느낌일 게다.

8월 27일 수요일 맑음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대권이 삼촌 결혼 문제로 결혼일정 등을 의논하고 그쪽 사돈어른들을 만나기 위해 전북 고창에 가셨다.
둘째 고모와 형기가 와 너를 돌보고 있었고 아무래도 할머니보다는 불안하게 돌보는 바람에 보행기와 함께 현관으로 떨어져 울고불고 난리 통이었고 점심 무렵에는 잠을 더위에 설쳐 무척 힘드셨단다.

8월 28일 목요일 폭풍우
“베라호” 태풍이 몰아친다.
이젠 가을의 문턱에서 조석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분다. 오토바이가 고장이나 널 점심시간외에는 보러오기가 힘들다. 잠깐동안이지만 너를 보고 있으면 너무 귀여워 마구 심하게 놀다가 소파에 입술을 다쳐 피가 흐른다. 할머니께서는 허겁지겁 너를 안고 우는 널 달래신다.
우는 모습에 안타까워 속이 미어진다.


8월 29일 금요일 태풍으로 흐림
간염3차 예방 접종을 왼쪽어깨에 맞다. 헤파박스 5,500원!! 없는 돈에 더 없이 헤맨다. 할머니랑 병원에 도착 !! 직접 주사기를 빼든 의사말씀한마디 “조금 아픈 거예요!!”하신다.
종일 칭얼대고 그러는 너를 업어주시고 그러다가 힘들어 보행기타고 그러했노라고 말씀하시는데 힘들어 보이신다.

8월 30일 토요일 맑음
본사에 일들이 있어 또 올라간다.
命!!영재수학연구회 광주사무국장.
완전하게 인정받아 스스로에게 고맙기까지 하다. 두루두루 거쳐 네 엄마에게 전화했더니 약국이모에게 가 있었다.

9월 1일 월요일 비 흐림
이 달만큼은 집중하여 일을 해야만 한다.
대강 사는 삶, 건성으로 세상을 살 수 없다는 결론이다.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하여 저녁 8시 30분에 퇴근하겠노라고 다짐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널 만날 수 없는 날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날마다 계획을 세우고 반성을 하며 살아야겠다. 점심시간 무렵 꽤되는 밥알을 먹이며 조기 구운 것도 집어 주며 함께 놀아주다. 그러다가 잠이 왔는지 투정을 부리다가 잠에 들었고 퇴근 후에 들어왔을 때는 이미 넌 꿈나라에 있었다.
열심히 일하는 꿀벌은 울 틈이 없듯이 뛴 만큼 보람을 가져보리라!!


9월 3일 수요일 흐리고 맑음
뭔가 풀려가고 있다.
고생도 고생 나름이지 이 이상의 고생이 있겠는가 싶을 만큼 열심히 노력한다. 이틀만에 너를 본다. 네 고모할머니께서 또 오셨고 넌 무척 반가워한다. 이틀 만인데도 확연하게 야물어지고 더 똑똑해진 모습이다. 저녁 먹고 그냥 일어 설려는데 마구 울어 재친다. 다시 돌아서 손을 흔들며 BYE, BYE하니까 따라 웃더니 또 자지러지게 울어댄다. 순간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과 아빠를 정확히 알며 헤어짐을 안다는 게 무한한 감회에 젖을 뿐이다.

9월 5일 금요일 맑음
아침에 널 볼 수 있었다.
요즘 저녁 9시 넘어서야 퇴근을 하니 생활이 엉망이다. 하루빨리 생활이 안정되어야할 것이다.
고모할머니께서 네가 있는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우신다.
“고모님!! 담배를 아이 옆에서 피우시면 어떡해요. 100%간접흡연이 더 건강에 안 좋고 돌도 안 지난 아이인데요.”
너는 말많으신 네 고모 할머니 때문에 주변에 소문 깨나 나겠다. 먹는걸 가리지 않고 탐내고 식구들이 입에 뭐라도 먹고 있으면 눈만 말똥말똥 뜨고 한눈조차 팔지 않고......
네 할머니께서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또 울어 재끼고.......
그러면서도 기분 좋으면 제법 의젓하게 앉아 잘 논다. 자주 기어다니고 뭣 이든 한사코 뺐으려고 한다. 밥도 이젠 숟가락으로 덥썩덥썩 받아먹는다. 오늘 퇴근이 11시 20분이다. 겨우 며칠 만에야 도트카드를 했더니 금방 싫증을 낸다. 영재교육, 너에 대한 조기교육이 문제로다.

9월 6일 토요일 비흐리다.
아르바이트대학생들을 교육시킨다.
근로조건이나 임금문제로 심각해질 까닭이 없어서 아르바이트생을 우선적으로 환영하는 거다.
네 엄마가 내려오고 있다고 네 할머니께서 전화를 하셔서 알려주신다.
너는 의젓하게 잘 앉는다.(생후 192일째) 그러다가 재빨리 기어와 품에 파고든다.
그게 컸다는 공부라며 할아버지께서는 껄걸 웃으신다.

9월 9일 화요일 흐리고 비
피곤해도 보람 때문인지 괜히 일이 즐겁다.
일이란 즐거움은 보람을 타고 오는 것일 게다. 저녁퇴근 무렵 진월동에 들려 보니 할머니품안에서 우유를 먹고 있다. 빤히 쳐다본다. 뭔가 아는 것이 많아 진 듯 싶다. 이리 저리 너를 웃겨보려고 노력을 다한다. 의젓하게 앉아서 장난감들을 만지며 놀더니 싫증을 내고 아빠를 향해 달려든다.
낮에는 네가 똥을 한 웅큼 쥐고 짓이기도 했노라고 네 행동에 대해 말씀하신다.

9월 10일 수요일 맑음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고 학교 판매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고 실기지도까지 곁 드린다.
아르바이트 대학생들에게 반복교육을 매일같이 한다. 한없이 힘들지만 보람이라면 보람이다. 저녁 늦게 들어서니 네 할머니께서 무척 힘들어하시고 너는 세상모른 채 새근새근 잠들어있다.
깨우고 싶어 “잡니까?”하고 큰소리로 말하다가 이내 피곤해 계신 할머니 때문에 못 깨우고 아파트로 그냥 돌아왔다.

9월 12일 금요일 흐리다가 맑다.
어제 저녁 내내 꿈자리가 나빴다.
남들은 흉몽이 대길이니 하는데 꿈이 나쁘면 현실에서도 별로다.
아침에 회사로 할머니께서 전화를 하셨다.
네가 몹시 아프다는 것이다. 설사를 하며 칭얼대고, 저녁에 잠을 못 자고......
오토바이로 진월동으로 향하면서 직원들에게 자랑했던 게 생각난다.
“네 이름을 짓게된 이유와 작명!! 도트카드로 영재 교육시키기”
살펴보니 얼굴이 핼쓱해져 있고 확실하게 몸무게도 빠졌다.
“이 정도는 괜찮아요. 단지 거브가 안 맞는 모양이니 당분간 거브를 먹이지 말자구요.”
할머니께서는 금새 표정이 밝아지시더라.


9월 13일 토요일 맑음
계속 바쁘다. 본사에서 손님들이 찾아와 접대로도 바빴다.
주자 10해에 보면 “손님이 가고 나서 후회하지 마라”는 글귀가 어쩌면 정확한 표현이리라. 그래서 미리 널 보고 가려고 아침을 일찍 지어먹고 진월동으로 가서 널 보는데 역력히 핼쓱해진 모습에 서글픔이 밀려온다. 네 할머니의 지극한 정성이 있어 좀 더 좋아졌다. 2만원을 네 할아버지께 전하였지만 돈 없는 모습에 생활에 자신이 없다. 동네 약국에서 네 할머니께서는 약을 지어 먹이셨다.
오늘은 직원들과 영재수학의 정확한 의미를 알고 무척 뿌듯한 하루였다.
본사직원교육에 더 의미가 있었다.

9월 15일 월요일 맑음
술에 취했다.
다 그렇고 그런 것이 세상살이라고 말하고 이렇게 사는 게 인생 아니겠냐고 되묻고 싶다. 본사직원을 보내고 긴 한숨을 몰아쉰다. 손님에게는 모든 부분이 긍정적으로 보여야 하는 것이다.
너는 동네약국의 약으로 호전되지 않아 끝내 병원에서 주사 맞고 어느 정도 차도가 있어 할머니고생을 덜어주게 됐다. 애비라는 작자가 참 못 됐다. 애비노릇도 못 하고....
참으로 죄송스러울 뿐이다.
둘째 고모에게 돈을 빌리다.
연 이틀을 술에 잔뜩 찌들다.
돈벌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걸 또 느낀 하루였다.


9월 18일 목요일 맑음
서울 - 광주간 고속도로가 3시간 20분 가량 밖에 소요되지 않는 4차선으로 완전히 뚫렸다고 광고한 것이 엊그제인데 네 엄마가 8시간 여 걸려 어제 광주에 내려오다.
물을 주면 “뿌르르....”하며 소리내기를 좋아하고 송곳니 3개가 더나왔다. 그 송곳니를 보며 네가 사나울 거라며 우스개 소리를 한다. 모처럼 대식구의 이동이다. 영광 네 큰 할아버지 댁을 들려 고향 산소에 성묘 가다. 무척 기분이 좋은지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 하더니 금새 잠에 취한다. 산에 들려 네 8대조 할아버지께 까지 인사드리고 네 작은 할아버지 댁에 들려 네가 잘생기고 건강하다는 덕담을 듣고 오후 늦게 야 광주로 왔다.

9월 19일 금요일 흐리고 비
어제의 여독 때문인지 너는 보챈다.
미자 고모 남자 친구가 집에 인사 오고 ( 차 영훈)둘째 고모와 형기가 와 더 소란스럽다. 낮에 네 소식이 궁금하여 전화했더니 건강하게 잘 논다고 하신다. 전화번호가 232-6090 오뚜기 번호라서 마음에 흡족하다. 몇 번이고 전화번호를 되새기다가 비를 피해 시내버스로 귀가하다.

9월 21일 일요일 흐리다.
늘어지게 잠을 자고 일어나다. 10시 30분!!
바삐 진월동에 들려 너랑 놀다가 사무실로 향한다. 이 일 저 일마다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 직원들이 일요일인데도 들락날락 거리고 저녁 8시에야 진월동으로 다시 들어선다. 어찌나 영특한 건지 사물을 정확히 파악하고 주변 가족들이 무얼 하는지를 파악하여 정확히 얻고자 하는 게 있으면 옹알이를 하며 큰소리를 지르다가 안 되면 울음으로 표현하여 꼭 얻어낸다.
밥을 떠 먹이면 넙죽 잘도 받아먹고 흥얼인다.

9월 22일 월요일 맑음
저녁 무렵 할머니 품에서 쌀죽도 먹고 우유도 먹는다. 어리꽝이 , 떼거지가, 심술, 고집이 늘어만 가고 할머니께서는 자리를 잠시도 비울 수가 없으시다. 할머니의 “오냐! 오냐!!”가 한편으로는 못 마땅하지만 “어린 것이 무얼 알겠느냐!!”시며 계속 네 뜻대로 다 들어 주신다.
“아!! 유아교육을 어쩔거나?!“

9월 24일 수요일 맑음
어제 장흥 - 금일도 -금일 중앙 초등교에 근무하는 이 용휴 선배를 만나 학습지를 넣어 보려고 노력하다가 끝내는 포기하고 만다. 그냥 피서 왔다고 생각해보는 거다. 일찍 포기하고 봉고 차를 운 좋게 잡아타고 광주에 도착하다.
이게 왠 일이냐 싶은가 넌 꺄르르 하며 반가움을 표시하고 장시간 노닥거리다가 사무실로 향했다.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그냥 놀고 온 것 같아 면목이 없었다.
햐!! 정말 열심히 노력을 한다.

9월 25일 목요일 맑음
“일이 술술 풀려갑니다요!!”
직원들에게 컵 라면으로 저녁을 떼 우 게 하고 서 미안해 선지 쓸개빠진 웃음을 웃다가 9시반쯤 귀가하다.
할머니품속에서 꼭 안겨 잠을 자다가 소리에 깬다.
흡사 모든 말을 알아듣는 것처럼 먼저 손바닥을 입에 대고 “ 와 와 와...”하면 너도 신이 나게“ 와 와 와....”한다.
꼭 신기한 뭔가를 발견한 것처럼 그 모습에 흠뻑 빠져 놀다.

9월 26일 금요일 맑음
학교 상담이 꽤 오래다.
따분하여 오후 5시 무렵 들어와 너랑 놀다.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태우니 흥얼거리며 매우 좋아한다. 분명히 똑똑하게 눈으로 대화했다. 도트카드도 100까지 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도트카드149일째)
저녁식사 후 또 사무실로 나간다.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어 저녁식사를 쏜다.

9월 28일 일요일 맑음
아침에 모처럼 대청소를 한다. 밀린 빨래며, 방안 청소까지......
너에게 짜 게 먹이지 마시라고 한바탕 소란을 떨다. 숟가락을 들고 대신 떠 먹이니까  방긋 웃는다.
도트카드를(도트카드 151일째)하려니까 짜증을 내길 레 그만 덮고 말았다. 둘째 고모 네가 독서실을 개관한다며 네 할머니 따라 나들이를 갔고 직원들과 무등산 중턱을 올랐다. 노래도 하고, 간간히 게임도 하고, 삼겹살에 찌개도 끓이고 모처럼 야유회로 다들 즐거워한다.
사업에서 직원들의 단합 대회 겸 야유회는 정말 한마음으로 하는데는 최고다.

9월 29일 월요일 맑음
어제저녁 꿈자리를 탓해야 할까?
지랄 같더니만 .....
마침내 직원들에게 뭐라고 꾸중만 하고 사무실을 나와버렸다. 전주에 들려 송 국장하고 사업적인 얘기와 가능성만을 여러모로 타진한다. 영재수학연구회 장의 교육용 테이프12개도 얻어왔다. 어제 산악훈련으로 낮1시까지 나오라고 풀어줬더니만 직원들의 정신까지 헤이해진 것 같아 연신 기분이 나빴다. 네 할머니께서는 신경통으로 다리까지 몹시 불편해하시고 넌 낮에 열이 나고 심하게 칭얼댔다고 하신다. 내일은 시간을 내 병원에 다녀와야